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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 새 복음화
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의 폐막에 즈음하여
교구민에게 반포하는 교구장의 교서
머리말
1. 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는 교구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서 100주년 기념일인 2011년 4월 8일에 개막미사와 함께 시작되어 1년 반 동안의 본회기를 가졌습니다. 100주년이라는 은혜로우면서도 바쁜 일정 가운데서 우리들의 부족함을 채워주시고 시노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시노드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신 교구민 여러분, 본회기 동안 열심히 회의에 참여해 오신 대의원 여러분, 또 준비 기간부터 오늘 폐막할 때까지 모든 것을 챙기며 자료정리를 위해 헌신하신 전문위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2. 이번 시노드는 지난 제1차 교구 시노드의 후속 수행 시노드로서, 교구 100주년을 준비하며 새로운 열정과 방법으로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던 시노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9년에 폐막된 제1차 교구 시노드가 새로운 천 년을 맞은 교회가 세상의 요구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에 관한 대답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면, 그로부터 12년이 지나 개최된 제2차 교구 시노드의 주안점은 그동안 크게 변화된 상황들 속에서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직면한 사목적 문제들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점을 모색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3. 각 본당에서 선출된 305명의 평신도 대의원들과, 대리구 각 지역에서 선출되고 직능별로 임명된 107명의 성직자 대의원, 그리고 교구 내 각 수도회에서 선출된 31명의 수도자 대의원들은 각각의 분과에서 주제에 대하여 활발한 토론 활동을 전개하여 왔으며, 2012년 6월 6일에 거행된 3차 대의원 전체회의에서 ‘젊은이 복음화’, ‘새 시대 선교’,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회의 관심과 배려’, ‘교구와 대리구 및 사제생활’ 이라는 4가지 주제의 45개 건의문을 표결에 의해 확정하였습니다.
4. 이번 시노드에서 오늘날 사회적으로, 또 사목적으로 문제가 되는 현안들을 다 다룰 수는 없었습니다. 애초에 고려했던 대(對) 사회적인 문제와, 제1차 시노드에서 다루었지만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소공동체 운동과, 본당사목에 관한 문제들을 다루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젊은이 복음화’와 ‘선교’, 그리고 ‘대리구제와 사제생활’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5. ‘교구를 어떻게 바람직하게 활성화시킬 것인가?’하는 문제는 교회의 주요 과제입니다. 따라서 이제 새로운 100년을 힘차게 열어가야 할 대구대교구는 이번 제2차 교구 시노드가 확정한 건의안의 내용을 토대로 다음의 48가지 항목을 제시하여,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위해 우리 교구가 나아갈 방향으로 삼고자 합니다. 교구는 각각의 분야에서 구체적인 후속 실행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를 지속적으로 연구 검토하며 추진해 나갈 것이며, 모든 교구민은 능동적인 참여로 교구 시노드의 성과가 구체화될 수 있도록 협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Ⅰ. 젊은이 복음화 - 청소년
6. 교회의 청소년
오늘날 청소년들은 교회가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할 이 시대의 가난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학교 폭력 문제와 청소년 자살, 그리고 지나친 입시경쟁과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문제, 주일학교 참여율 저조 등의 여러 지표와 현상들은 청소년 시기야말로 가장 많은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시기임을 잘 보여줍니다. 따라서 삭막한 현대 사회와 각박한 학교 교육의 현실 속에서 ‘하느님 말씀’을 중심으로 참 생명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청소년 사목, 더불어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청소년 사목에 교구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역량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7. 청소년 사목 패러다임의 전환
청소년 사목 또는 주일학교의 목표는 청소년들이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배워서 복음적 삶을 살고 주위를 복음화하는 것입니다. 즉 교리지식과 삶의 일치를 추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일학교 학생들을 볼 때, 배운 교리 지식이 삶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복음화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교리지식 전달과 함께 신앙공동체의 삶을 배워야 합니다.
따라서 주일학교를 포함하여 신앙을 살아가는 다양한 신앙공동체의 삶에 청소년들을 참여시켜 교리내용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청소년 사목의 틀을 주일학교 중심에서 주일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신앙 공동체’로 확대함이 필요합 니다.
이러한 청소년 신앙 공동체는 기존의 주일학교, 가정공동체, 소공동체, 본당공동체, 스카우트, 동아리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될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가정공동체와 같은 깊은 관계를 형성하여 기도와 말씀 안에서 청소년들이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8. 본당과 지역의 연대와 청소년 거점 본당 지정
현재 주일학교 중?고등부 학생 수가 50명을 넘는 본당이 많지 않으며, 교리교사를 비롯한 청소년 사목자의 부족, 청소년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 힘든 본당의 실정 등 많은 이유로 본당에서만 청소년 사목을 하기에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따라서 본당 청소년 사목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본당과 지역의 연대를 통한 청소년 사목의 새로운 틀이 필요합니다. 청소년 사목에 있어서 지역의 중심이 되는 ‘청소년 거점 본당’을 지정하여 선교적이고 통합적이며 개방적인 청소년 사목이 되게 하고, 지역 청소년 센터(Youth Center)를 운영하여 선교적이며, 통합적이고 개방적인 청소년 사목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년 거점 본당에서는 그 지역의 개별 본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없는 사목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청소년 사목의 활성화를 선도하면서, 또한 개별 본당의 청소년 사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해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9. 청소년 사목 영역의 다변화
지금까지 청소년 사목은 본당의 주일학교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주일학교 출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청소년 사목 현장의 다변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본당 내에서의 청소년 사목과 아울러 가정 안에서의 자녀 신앙교육이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예를 들면 교구나 대리구에서는 가정과 연결된 청소년 사목 프로그램들(부자녀 캠프, 가족 피정, 아버지 학교, 어머니 학교, 참 부모 교육, 가정 안에서의 자녀 교육 등)을 다양하게 개발하여 더 많은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가정이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정교리서 제작 등을 통한 구체적인 도움도 주어야 합니다. 또한 본당에서는 가족 캠프, 가족 전례 봉사와 같은 가족 단위의 본당 행사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아울러 올해부터 주 5일 수업 전면 시행에 따른 주말 및 주일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확립하고, 학교복음화를 통하여 교사와 학생들을 복음화할 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이나 따돌림 등 오늘날 학원 문제에 대하여 교회의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10. 평신도 청소년 사목자 양성
사제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지만 동시다발적인 사목적 요구를 사제가 모두 감당하기에는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다양한 활동과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 청소년 사목에 성직자가 더 깊이 관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 사목을 전반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평신도 청소년 사목자(lay youth minister)’가 필요합니다. 우선적으로 대리구별로 평신도 청소년 사목자를 임용하여 대리구별 청소년 사목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이들이 교구의 청소년 사목 연구모임에 함께함으로써 교구 차원의 다양한 교재 및 프로그램 연구·개발에 힘을 실어주며 일선 본당 교리교사들을 위한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11. 청소년 사목 예산배정과 본당 청소년 교육위원회의 기능 활성화
많은 본당에서 청소년 사목을 위해 본당 예산을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별도의 규정이 없어 2차 헌금이나 찬조금 등 일회적인 방법으로 부족한 예산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본당의 청소년 사목을 위한 예산 확보가 보다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본당 예산을 결정할 때, 청소년 사목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적절하게 규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제1차 시노드를 통해서 교구 내 본당에 ‘청소년교육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실제적인 활동이 미흡한 상황입니다. 청소년 사목을 위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계획과 시행이 본당 차원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본당 공동체가 다함께 본당의 자녀들을 양육하고 교육해야 한다는 의식의 공유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본당 청소년교육위원회가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가지고 실제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수와 교육을 실시하고, 구체적인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여야 할 것입니다.
12.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을 위한 사목
2011년 12월 31일 교세통계에 의하면 대구대교구의 신자 수는 464,909명입니다. 이 중 장애인 신자는 대략 2만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교구의 사목적 배려가 많이 부족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사목 분야에서도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과 장애를 갖지 않은 청소년들’이 교회라는 공통된 공간에서 하나의 가톨릭 청소년 공동체를 구성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함께 미사에 참례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배우며, 사귐과 나눔을 배워 올바른 신앙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 및 지원, 그리고 인력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 내 기관뿐만 아니라 교회 외 기관과의 유기적 협력관계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특수교육 분야의 전문 인력과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대리구별, 혹은 지역별로 장애아들이 함께하는 주일학교를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13.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청소년 사목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여러 가지 문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언어적인 문제는 학교 안에서의 따돌림 문제로까지 이어져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자존감을 잃고, 스스로 학업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입니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 대한 관심 부족, 성당에 다니기 어려운 여건,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들 등의 이유로 본당 사목구 내에서 이들이 소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취학연령에 이른 지금, 우리 교구에서도 그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가 현실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방법으로는 대리구 또는 본당 내 언어 습득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청소년 거점 본당을 활용한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Youth Center Program) 개설, 본당 가정위원회와의 연계를 통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일대일 가정방문 멘토(mentor) 활동, 다양한 수련활동을 위한 배려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들에 앞서 그들이 본당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그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어린 시선들을 거두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14. ‘학교 밖의 아이들’과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청소년 사목
최근의 청소년 관련 통계자료들에 의하면 학업 중단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학업을 중단하는 주된 이유로는 ‘학교생활 부적응’을 들 수 있으며, 그 배경에는 다양한 형태의 결손 가정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합칠 경우 훨씬 더 많은 청소년들이 교육적 혜택이 존재하지 않는 관심의 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으며, 심하게는 범죄 위험에까지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학교 밖의 아이들’과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교회의 관심과 사목적 배려가 절실합니다. 이에 우선적으로 교구 차원에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위탁 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특별교육이수기관을 확대하며, 장기적으로는 ‘학교 밖의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준비해 나감으로써 변화하는 학교 현장의 요구를 교회가 수용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15. 교구 청소년국 설치
우리 교구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대상의 교육 및 사목 활동들(각급 주일학교 교육계획 수립과 실행, 교구 내 초·중·고등학교의 복음화, 청소년 수련원 운영, 대리구의 청소년 담당 등)이 각각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교구를 중심으로 서로 연계될 수 있다면 교구전체의 청소년 사목 역량은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또한 대리구제 시행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대리구 특성을 반영한 청소년 사목의 구체화, 개별 본당들의 참여도 상승 등)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교구와 대리구간의 역할을 잘 조율하고 부족한 점들을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할 곳이 필요합니다. 이에 교구 사목국 청소년 담당을 청소년국으로 승격하고 재단법인 대구 가톨릭 청소년회를 운영하며 업무를 세분화하여 전담사제를 발령, 영역별 연구 및 기획에 힘을 쏟음으로써 교구와 대리구 청소년 사목에 더욱 구체적인 도움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16. 청소년 사목을 위한 신학교 교과과정 개설
신학교 교과과정 안에는 아동들과 청소년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다변화된 가정과 사회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과과정이 없습니다. 그래서 새 사제들은 청소년 사목을 함에 있어서 신학생 시절 출신 본당에서의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열정을 갖고 여러 활동들을 하지만 일회적인 것으로 끝나곤 합니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신학교에서 청소년 교육과 관련된 학문을 가르칠 필요성이 있습니다. 발달심리, 상담심리, 청소년 문화 이해 등을 통해 청소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청소년 사목의 비전과 목적 및 청소년 사목의 주요 구성요소 등 청소년 사목에 관한 전체적인 이해를 돕는 교육이 신학교 교과 과정 안에 필요합니다.
17. 청소년 관련 시설의 확충
교구 100주년 기념 미사 중에 교구민이 봉헌한 다짐문은 “청소년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교회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구체적 활동으로 청소년을 위한 본당 내 공간과 시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서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짐이 교구 및 대리구 그리고 본당 차원에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교구 내에는 청소년들과 교리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장소가 매우 한정되어 있어서 피정, 연수, 캠프 등의 다양한 교육을 시행할 때마다 교육장소를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교구 차원뿐만 아니라 일선 본당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본당별로 또는 청소년 거점 본당별로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신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비신자 청소년들도 함께 머물 수 있도록 한다면 지역 선교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Ⅱ. 젊은이 복음화 - 청년
18. 청년사목의 전문화
청년사목이 전문화되어야한다는 것은 시대적 요청입니다. 따라서 일관되고 체계적인 청년사목을 위해 기존의 교구 사목국 청년담당을 ‘청년국’으로 승격시킴으로써 그 정책 수립과 실행에 있어 전문화를 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목은 그 대상별로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사목 안에는 대학생사목, 20대 청년사목, 30대 청년사목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교구 내 다양한 청년프로그램들이 일관되고 체계적인 틀 안에서 운영되어야 합니다.
‘청년국’은 다양한 청년사목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교재를 개발하여 각 본당과 대리구에 보급하여야 하며, 대리구 청년담당 사제들과의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 교구 청년사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19. 청년 거점본당 선정과 청년을 위한 공간 마련
같은 또래 신앙인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만으로도 젊은이들은 큰 감동과 신앙적인 격려를 받게 됩니다. 거점본당은 이러한 청년공동체 구성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거점본당은 기존의 개별 본당에 형성된 소수의 청년공동체를 넘어 지역적 연대를 통해 더 풍요로운 청년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게 해 줍니다.
따라서 각 대리구는 사제들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청년들이 많이 모이고 있고 또 모일 수 있는 지역에 청년 거점본당을 선정하고 그에 적절한 사목자의 파견을 교구에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여기서 청년들은 주체적으로 공간을 이용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게 될 것입니다.
20. 청년사목 전문가 양성
청년들에게 청년사목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문화된 사목자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교구에서는 합당한 지도자를 뽑아 양성해야 하겠습니다. 양성된 청년사목 전문가는 각 대리구와 거점본당으로 파견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대외적인 활동과 업무뿐 아니라 청년들이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한 멘토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청년 사목에 적합한 평신도 전문가와 봉사자를 양성해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미래의 사목자인 신학생들은 청년 관련 프로그램들을 신학교에서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합니다. 나아가 각 수도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교구와 공유한다면 더욱 유기적인 청년사목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1. 다양한 청년사목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
현재 청년들을 위한 행사와 프로그램은 WYD(World Youth Day: 세계 청년대회), AYD(아시아 청년대회), KYD(한국 청년대회), DYD(대구 청년대회), 자매교구 청년교류행사, 교구 청년 윤일제, 교구 청년 회장단 연수, 교구 창작 생활성가 경연대회, 교구 청년성가 합창제, 대리구 청년성가 합창제 등 활동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선택주말, 젊은이 성령기도회 및 성령세미나, 청년 꾸르실료, 파스카 청년 성서모임, 떼제 기도회, 청년 리더십, 포콜라레 등의 신심 및 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시대적인 요청으로 인해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혼인과 성(性), 청년 견진성사, 사회복지, 사회윤리 및 생명윤리에 관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특히 혼인 5년 이하 부부들 사이에서 이혼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에서 기존의 가나강좌, 약혼자 주말과 더불어 혼인 5년차 미만 부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 요청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널리 알리는 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일선 사목자들이 이들을 먼저 경험해 보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주보나 소식지, 포스터뿐 아니라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등 젊은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들의 활용도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22. 대리구 특성에 맞는 청년 사목
대구대교구는 2003년부터 한국 교회에서 가장 먼저 대리구제를 실시하였습니다. 대리구별로 특성화된 청년 사목은 각 대리구의 성격에 맞는 다양한 활동과 교육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리구별 특성의 예를 들자면, 1대리구는 전통문화 보존과 신문화 창출이 많은 지역으로 문화사목에 중점을 둘 수 있겠습니다. 2대리구는 초·중·고·대학교가 많은 지역으로 학교를 대상으로 청년사목의 활성화에 중점을 둘 수 있겠습니다. 3대리구는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지역으로 도·농간의 지역특성 복음화가 필요합니다. 4대리구에 속한 경주 지역에서는 불교의 영향력이 크고 또 신라 문화의 근간을 이어오고 있다는 특성 때문에 문화사목에 역점을 둘 수 있겠고, 포항지역은 개신교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에 사회활동을 통한 복음화에 중점을 둘 수 있겠습니다. 5대리구의 김천지역과 칠곡(왜관)지역은 전통적인 가톨릭 지역으로 신자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공동사목을 토대로 한 젊은이 사목에 중점을 둘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구미지역은 공단지대로서 전국 최저평균연령지역이라는 점과 교대 근무자가 많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맞춤 선교 및 교육에 중점을 둘 수 있을 것입니다.
23. 본당 청년위원회 설치와 지원
대부분의 본당은 사목평의회 안에 ‘청소년위원회’를 두고 있고 이 위원회는 본당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본당 청소년위원회는 주일학교 지원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각 본당은 가능한 한 ‘청소년위원회’와 구분된 ‘청년위원회’를 설치하여 청년사목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여야 할 것입니다.
24. 대학생 사목 전담 사제의 필요성
오늘날 우리나라 20대 인구의 대다수가 대학생이며 그들의 일상생활 가운데 많은 부분이 학교에서 이루어지기에 학원사목의 중요성은 높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학생 사목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교구 내에 4년제 대학이 19개, 전문대학이 16개에 이르고 있지만 대구가톨릭대학교 외에는 전담 사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교구는 가능한 한 필요한 만큼의 대학생 전담 사제를 두고, 대학생 전담 사제는 신자 학생들이 대학 안에서 신앙의 증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그 삶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전국적인 대학생 전담 사제 간 네트워크를 통해 교구 내 대학생들이 타 교구에서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전담 사제는 군에 입대하거나 군에서 제대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군종교구와 유대를 가짐으로써, 또 고3 수험생들의 인적사항을 파악함으로써 대학생 전후 연령대의 사목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Ⅲ. 새 시대 선교
25. 참 그리스도인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16,15)하고 명하셨습니다. 이 명령에 의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온 세상을 복음화해야 할 소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오늘날 시대 풍조에 따라 신앙에서 멀어지고 있는 세상을 복음화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선교소명을 새롭게 깨닫고 실천해야 할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이 소명은 신자 개인과 교회 공동체의 내적 정화를 통한 자기 복음화와, 세상 모든 곳에 복음적 가치가 스며들고 실현되도록 하는 세상 복음화,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는 선교를 통하여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창조주이시며 구세주이신 하느님과 인격적인 만남을 이루고 그분의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는 복음적 삶을 사는 사람이 참 그리스도인입니다. 따라서 참 그리스도인은 세속의 어떠한 가치보다 신앙적 가치를 최우위에 두는 영적인 삶을 추구하고, 세상 안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입니다.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보고 그리스도를 알게 됩니다. 바로 예수님을 닮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선교와 세상 복음화의 최선의 방법인 것입니다.
26. 생명과 신앙을 전수하는 가정교회
가정은 생명뿐만 아니라 문화와 신앙의 전수를 위한 첫 자리이며 복음적 삶을 실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반석입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을 가장이요 아버지로 모시고 기도와 배려 그리고 신앙적 대화를 통해 하느님께 대한 신앙과 사랑을 온전히 실천하는 가정교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경쟁에 내몰리는 자녀를 신앙적 삶에로 인도하고 혼인과 직업선택에 있어서도 신앙적 가치를 우위에 두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자신의 복음화된 삶을 통해 자녀에게 신앙의 삶을 전수하는 것이 부모들의 가장 기본적이며 소중한 직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7. 그리스도인 공동체 : 존경과 사랑 그리고 친교의 삶의 실천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현존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며 사는 신자들의 모습 속에 예수님의 현존이 드러나기에 신자들 간의 사랑은 복음이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지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의 복음 증거는 무엇보다 먼저 신자들 간에 관심과 사랑 그리고 섬김과 친교의 삶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신자들은 특히 신영세자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선한 표양을 통해 그들을 참 신앙에로 이끌어야 합니다. 아울러 신자들이 성직자 및 수도자들과 일치하여 교회의 발전과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노력하는 것이 선교의 기반이 됩니다.
28. 직장 복음화 : 믿음과 생활이 일치하는 삶
직장은 현대인들의 삶의 중심자리로 복음을 증거하고 선교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각자의 직장에서 양심적이고 모범적인 업무 추진, 투철한 책임감, 솔선수범, 상호존중과 배려하기, 웃는 얼굴, 친절하고 성실한 삶과 기도 생활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특히 식사시간과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하여 말씀 나누기와 봉사활동, 직장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꾀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이타적(利他的)인 생활을 통해 직장 동료와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복음 증거자로서의 삶을 실천함으로써 선교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29. 성직자 : 복음전파를 위해 파견된 선교사
성직자는 복음 전파를 위해 축성된 선교사입니다. 성직자는 파견된 본당이나 기관의 관리자이기 이전에 세상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파견된 선교사임을 명심하고 세상의 복음화와 선교를 삶의 최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직자는 신자들로 하여금 자기복음화와 세상복음화에 대한 새로운 열의에 불타오를 수 있도록 성실히 강론을 준비하고 체계적인 신자재교육에 힘써야 합니다. 특히 교우들이 주저함이 없이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예비신자 모집과 교리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비신자들과 지역민들이 보다 쉽게 신앙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선교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교회는 미래의 성직자인 신학생을 세상 복음화와 선교를 위해 헌신하는 선교사로서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30. 선교 교육 강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복음을 선포할 사명을 받았습니다. 복음을 전하여 이웃으로 하여금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는 선교는 가장 큰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선교의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교구와 본당에서는 교우들을 위한 신앙 재교육과 함께 선교 사명 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야 하고, 교우들은 이런 교육에 적극 참여하여 선교의 의무와 선교 방법을 깨닫고 이웃을 하느님께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31. 지역에 열린 본당 공동체
선교는 이웃과의 인격적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따라서 찾아가든 찾아오게 하든 교회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본당 공동체가 신자들뿐 아니라 비신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배려하고 포용하는 지역 중심의 열린 공동체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본당들은 문화강좌, 취미교실, 바자회 등 각종 행사에 비신자들을 초대하고, 주차장 개방, 공부방 운영, 휴식처 제공 등을 통해 성당 공간을 이웃들에게 개방하면 좋을 것입니다. 또 노인대학의 운영과 어린이 집 운영 등을 통하여 지역의 노인들과 어린이들이 교회와 친교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어린 봉사활동에도 본당 공동체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본당 공동체가 열린 교회, 찾아가는 교회, 봉사하는 교회로 변화할 때 세상 복음화와 선교의 거점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32. 삶의 단계별 특징과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는 선교
현대 사회의 모습과 현대인의 삶은 이전과 완연히 다릅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삶은 그 단계에 따라 삶의 양태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따라서 현대인의 모습과 삶의 단계별 특징을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복음화와 선교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적 징표를 읽어내고 삶의 단계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적인 선교사와 봉사자를 양성하는 일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교회는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렵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신자, 파괴된 가정과 그 구성원, 그리고 우리나라에 이주해 온 사람들과 사회적 소외계층이 신앙을 받아들이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또한 현대 문명의 이기, 특히 New Media, Social Networking Service(SNS) 등을 복음화해야 할뿐 아니라 선교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여야 합니다. 복음을 이웃에 전하는 선교는 새로운 시대에 맞은 새로운 표현과 새로운 방법으로 실천되어야 합니다.
33. 온 세상을 향한 선교
그리스도인들의 선교 활동은 교구를 넘어 온 세상을 향해야 합니다. 우리 교구의 상황이 비록 넉넉하다 할 수는 없지만 대교구로서 선교를 위해 형제 교구들과 협력해야 할뿐 아니라 민족 복음화와 북한 선교에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세계 교회를 위해 기꺼이 선교사를 파견하고 이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선교 활동은 우리 교구민들의 정체성 확인과 신앙의 쇄신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34. 선교 전담기구 설립
오늘날 현대인의 사고와 삶의 방식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교회는 현대인들의 사고와 삶을 연구하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파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여야 합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마태 9,17; 마르 2,22; 루카 5,38) 담아야 하듯이 새 시대에는 새로운 선교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선교 전담기구를 설립하여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선교방법을 연구하고 교육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Ⅳ.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회의 관심과 배려
35. 교회의 사랑실천을 위한 근거와 방향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을 고통에서 해방시키고 그들에게 충만한 생명을 주는 것을 당신 사명으로 여기셨습니다. 또한 그분은 가장 약하고 어려운 사람을 당신과 똑같이 여기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성사인 교회는 하느님과 인간, 또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일치를 위한 표지요 도구가 되라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본당은 예수님의 사명과 모범에 따라 교회의 성사적 사명을 지역에서 구현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당은 지역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에 함께 해야 합니다.
따라서 교회의 사랑실천은 단지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물질적 도움을 주는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각자가 처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으로서 교회와 사회의 생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존엄성에 맞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또한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수호하며, ‘사랑의 문화(Civilization of Love)’(복자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 14)가 충만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36. 사랑실천에 관한 체험 및 실천 중심의 체계적인 교육
사랑실천은 모든 신자에게 주어진 의무입니다. 그래서 신자라면 누구나 필요한 사랑실천을 위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사랑실천에 참여하는 모든 신자들이 스스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이웃을 향한 사랑을 깨달아 “모든 것을 신앙의 빛으로 바라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며, 그 활동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자신을 형성하고 완성”(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29)하려 노력할 때 사랑실천의 성사적 사명이 실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랑실천을 위한 교육은 모든 신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체험과 실천에 중심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37. 본당시설의 개방과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사랑실천 문화의 확산
본당은 장애나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신자들이 불편 없이 본당 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신자와 지역주민 사이의 친교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본당은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을 갖추고 이를 지역주민에게 개방하여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본당은 이웃과 친교를 다지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사랑의 문화가 지역에서 확산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38. 노인의 자기계발 장려와 보호 및 동반의 실천
수명의 연장으로 노인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은퇴 후 노년기도 더 길어져 노인들이 바라는 것과 필요한 것이 다양해졌습니다. 그에 반해 노인에 대한 가정의 보호 및 부양기능은 약해져 적지 않은 노인들이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본당은 신자들의 다양한 재능과 역량을 활용하여 노인들에게 자기계발과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그들의 존엄성에 알맞게 노인들을 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또한 인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활동을 장려하여 임종하는 사람과 그 가족의 아픔에 동참하고 위로해야 할 것입니다.
39. 다문화 가족과 새터민 등 이주민 권익의 옹호
이미 우리 사회에는 다문화 가정, 이주 노동자, 새터민과 같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편견과 오해 때문에 갈등과 차별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그네 된 사람을 당신과 똑같이 여기셔서 그들을 따뜻이 맞이하는 것이 심판의 기준 가운데 하나라고 가르치셨습니다(마태 25,35 참조). 그래서 교구와 대리구 및 본당에서는 이 가르침에 따라 상호존중과 배려에 바탕을 두고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문화와 인종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시민의식을 개선하고, 이주노동자, 새터민, 다문화 가정의 권리를 옹호하면서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신자 및 지역주민과 그들의 만남을 장려하고 촉진해야 할 것입니다.
40. 중독, 따돌림, 폭력 현상의 예방과 개선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서로 존중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며 나눔이 결여된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가족의 결속력과 지역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었으며, 나날이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대사회의 문화적 병폐는 알코올을 비롯한 약물, 도박, 인터넷 중독 뿐 아니라, 아동, 여성 등 약자에 대한 폭력과 따돌림 같은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교구와 대리구 및 본당은 이런 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그에 관한 지역 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그 사회의 문화에 걸맞게 존중과 공감을 드러내 보이며, 문제 예방과 상황 개선에 효과적인 개입 방안을 그들과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보호가 필요한 아동, 청소년들에게 건전하고 전인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41. 교구와 대리구 차원의 자원봉사 지원센터 설립
현대인들은 자신이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돕기를 바랍니다. 이런 경향은 젊은이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교구와 대리구에서는 신자들이 자기 관심사와 상황에 맞게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정보와 도움을 제공하고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자원봉사 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자의 사랑실천 의무를 다음 세대로 전수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42. 사제,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를 위한 사회복지교육 실시
사제는 “어려움에 짓눌린 이들을 특별한 정성으로 보살피고”(『교회법』 529조), 신자들에게 사랑의 의무를 신자답게 수행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교회 사명 구현의 협력자인 수도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도 이 과업에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교구는 사랑실천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은 물론이고, 사랑실천 체험, 그에 관한 신앙적 해석, 그리고 영적인 성숙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복지교육을 성직자와 수도자 양성과정에 포함시키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본당 총회장과 사목평의회 임원, 구역반장 등 평신도 지도자 양성과정에도 같은 내용을 포함시킬 것입니다. 이런 교육을 위해 교구는 표준 교재를 개발하고 교육자들을 양성해야 할 것입니다.
43. 본당 사회복지위원의 교육 및 교육 이수자 중심의 임원 임명
본당 사회복지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본당 사회복지 위원들은 그들의 활동이 지닌 가치와 과업, 그리고 과업수행방식에 관해 공통된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교구와 대리구는 본당사회복지위원을 위한 단계별 교육을 실시하고, 본당에서 교육 이수자를 중심으로 본당사회복지위원장을 임명하도록 하여 본당 사회복지활동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 연구·교육기관을 활성화시키고 상설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44. 사회복지재정을 위한 본당 및 대리구간의 협력
교구 내 본당마다 사랑실천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차이가 큽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있는 본당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더 많은데, 본당의 예산은 오히려 더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교구와 대리구는 대리구 내 본당 간 사회복지 결연과 대리구 사회복지협의회 간의 상호 재정지원을 장려함으로써 재정이 부족해서 꼭 필요한 사랑실천 활동을 하기 어려운 본당을 도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본당간의 사랑실천을 위한 재원의 격차를 줄여가야 할 것입니다.
Ⅴ. 교구와 대리구 및 사제생활
45. 대리구제의 정립
우리 교구는 지난 2003년부터 대리구제도를 시행하여 왔습니다. 이는 날로 대형화 되어가고 있는 교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복잡 다양한 선교현장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며 지역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대리구제의 시행으로 실제 사목분야에 적지 않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한편 좀 더 발전적인 의미에서 대리구제도가 실제적이고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대리구의 정체성과 대리구 주교대리의 역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으며, 교구와 대리구 및 본당 간의 사목적 역할을 적절히 분배하고 조직 및 편제에 관해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46. 대리구의 정체성
대리구는 각 관할 구역별로 특수한 사목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자율적이고 효과적인 사목활동을 하면서도 각 본당 사목구들의 사목적 고유성과 현장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복음화를 위한 노력을 함께하는 ‘사목적 공동체’입니다. 대리구는 사목적인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대리구 내 본당들과 함께 사목수행을 위한 공동의 관심사를 형성하고, 본당의 개별적인 사목활동이 지역의 다른 본당들과 연계됨으로써 최대의 사목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리구가 사목적 공동체로서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대리구 사목의 중심은 대리구 주교대리의 사목방문이 되어야 합니다. 대리구 주교대리는 사목방문을 통해 일선 사목자들과 인격적 신뢰관계를 돈독히 함과 동시에 일선 본당의 사목적 요구와 필요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여 적절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본당을 돌보아야 하며, 대리구내 사제들과 본당에 대해 교구장 대리로서 교구장의 통상적인 감독권을 대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47. 대리구 주교대리
2003년 반포된 대리구 운용지침(천대교 제2003-73호) 제2장 7조에 따르면 대리구 주교대리의 권한과 책무는 첫째, 공동사목업무, 둘째, 사제 직무와 생활에 관련된 일의 지도, 셋째, 행정업무, 넷째, 교회재산 관리, 다섯째, 주교평의회, 사제평의회, 참사회 의원 등의 역할 수행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주교대리의 권한은 교회법상 교구장 대리의 권한에 기초하여 정의되었으며(475~481조), 이는 맡겨진 지역 내 본당들에 대한 돌봄이라는 면에서 감목대리(553~555조)의 역할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리구 주교대리는 교구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지역에서 교구의 총대리가 가지는 권한과 동일한 직권을 가진 지역담당 교구장 대리인 것입니다.
48. 교구와 대리구 및 본당의 적절한 사목적 역할의 분배
교구의 대형화로 인해 과거와 같은 소통체계로는 교구 운영에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효율적인 사목을 이루기 위해 교구와 대리구 그리고 본당의 사목적 역량이 균형 있게 배치되고 유기적인 상호활동을 통해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인 사목 시스템이 연구 개발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교구의 효율적인 사목 시스템 개발과 운용을 위해서 우선 사목의 범위에 있어서 교구 차원, 대리구 차원, 그리고 본당 차원의 중점적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할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1) 교구 차원의 사목은 교구 운영에 관한 거시적 안목으로서의 장기적 운영계획의 연구, 대리구와 본당 사목을 위한 연구와 자료 제공, 교구유지재단의 운영,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및 교구 간 연계 활동, 사회 복음화 활동, 대사회 활동, 교육사업, 의료사업, 사회복지사업, 해외선교, 사업체 등에 관한 활동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구가 대리구와 같은 사목분야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더라도 교구의 사목활동은 대리구와 본당의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사목활동을 지원하는 기능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2) 대리구 차원의 사목활동은 대리구의 존재 목적대로 본당 사목활동의 증진(선교)과 사목 일선의 사제들에 대한 돌봄(지원)에 집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대리구 사목의 여러 분야와 본당의 사목 사안들에 대한 종합과 조정은 주교평의회와 사제평의회를 통해서 교구로 통합될 수 있으므로, 본당 사목과 관련된 대부분의 활동은 대리구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논의하고 시행하면 될 것입니다.
3) 본당 차원의 사목활동 : 본당 사목구에 관한 교회법의 규정이 제515조에서 제552조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는 사실은 본당 사목구의 사목활동이 복음화를 위해서 그만큼 실제적이고 중요한 분야임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구와 대리구는 본당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사목활동의 고유성과 독자성을 존중하면서 본당의 사목활동을 최대한 지원하여 실제적인 지역 복음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49. 사제생활과 사제의 사목적 역량 개발
제1차 교구 시노드는 새 복음화를 위해 사제들의 영성적인 면, 사목적인 면, 그리고 직무수행에 있어서 추구해야할 사제상을 제시하였습니다. 수많은 교회문헌에서 강조되었던 바와 같이 교회의 쇄신과 발전에 있어서 사제직과 사제생활의 쇄신이 우선하여야함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성품성사를 통해 사제들에게 주어진 성사적 은사와 사목직무 역량을 개발하고 잘 조직하여 최상의 복음화 동력을 이끌어내어 사목의 효율을 드높이는 일일 것입니다.
50. 본당 사목 및 선교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목 형태의 개발
교회의 성장 발전과 복음화 역량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선교와 사목활동의 일선인 본당사목이 활성화 되고 역량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본당 사목 직무에 참여하는 사제들의 수를 지금보다 더 늘리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사목의 효율성을 드높이기 위해서 본당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여건과 본당의 규모에 따라 달리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목 형태와 공동사목 시스템을 개발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대리구별로 2~3개 정도의 대형본당을 선택하여 주임신부를 중심으로 3~5명의 사제들이 분야별 전문성을 보유한 팀을 이루어 사목하도록 함으로써 사목의 질과 효율을 드높이고 대외적으로 복음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여 지역의 중심(허브)본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가까운 지역의 몇 개 본당이 연합하여 공동의 사목계획을 수립하고, 본당의 사목자들이 특성화된 사목 분야를 각각 담당하여 이를 추진함으로써 지역 내 본당들을 통합하여 돌보는 지역별 공동사목 시스템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사목 부문별 지역 거점 본당을 운영하는 것도 권장해볼 만한 방법입니다. 즉, 시노드의 ‘젊은이 복음화’ 분야에서 제안하였듯이 몇 개의 지역본당들이 연합하여 청소년 혹은 청년 사목의 거점을 마련하고 여기에 이들 전문 분야를 담당할 사제를 파견하여 사목하게 함으로써 전문성과 효율성을 드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일부 교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부주임 제도나 협력사목 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보좌신부가 보임되어 있는 본당들 중 중간 규모의 본당에 어느 정도 독자적 사목분야와 권한을 위임받는 부주임을 보임하거나 협력사목 사제를 두어 주임신부와 공동사목을 함으로써 본당 사목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동사목 시스템 이외에도 사목현장 맞춤식 특성화 사목, 예를 들어 시장, 농어촌지역, 도시빈민, 선교 등 특수한 사목현장에 맞추어 사목의 전문성과 적응성을 높이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51. 보좌신부의 위상 정립
젊은 사제들의 창의성과 열정이 교회 성장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보좌신부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보좌신부로 지내는 기간을 가능한 한 서품 후 일정기간을 넘지 않도록 하며 이 기간을 경과한 사제들에 대해서는 특수 사목직을 선택하거나, 본당으로 보임할 경우 주임신부와 협력사목을 하는 부주임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사목적 창의성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겠습니다.
2) 보좌신부 기간 동안 회계 관리, 문서행정 및 전산, 사목계획 수립과 추진, 리더십, 신심 혹은 사도직 연수(공동체 사목, 레지오 마리애, 꾸르실료, 성령쇄신운동, 선택, ME 등) 등과 같은 사목 분야에 관한 연수과정을 교구 차원에서 마련하여 제공함으로써 전문 사목분야에 대한 소명을 개발하고 투신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안배하여야 하겠습니다.
3) 보좌신부라 하더라도 주임신부로부터 위임받은 사목분야에 대해서는 자율적 사목권과 재정권을 부여하여 책임 있는 사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주임신부와의 관계에 있어서, 교회법에 의거한 직무적 종속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사제단의 일원으로서 인격적인 존중과 배려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휴식과 휴가 등 기본적 생활이 보장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52. 합리적 인사 시스템
사제들의 사목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인사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1) 합리적 인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① 합리적 인사를 위해 본당의 여건과 특성, 성무의 총량, 당면하고 있는 과제 등의 평가에 따라 본당을 분류하여야 하며 사목현장의 다양한 필요를 파악하여 그 필요에 따라 적합한 사제가 배치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제의 적성과 강점과 부족한 점 등을 면밀히 파악하여 인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사제 개인의 능력과 평판, 건강상태와 원의 등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② 성직자 인사 위원회 설치 : 사제들의 이러한 현황들을 파악하고 교구의 필요에 따 적재적소의 인재를 발굴하며 추천하기 위해 ‘성직자 인사위원회’가 설치되면 좋을 것입니다. 성직자 인사위원회가 먼저 회의를 하고 자료를 마련하여 참사회의에 제출하면 될 것입니다.
③ 사제들의 사목적 관심이나 원의 수렴을 위한 창구 마련 : 교구장(혹은 총대리나 주교대리들)이 사제들을 정례적으로 면담하여 각 사제들의 사목적 적성과 관심을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 순환 인사 : 사제 인사에 있어서 가능한 한 대리구별 순환, 본당 규모별 순환, 사목분야별 순환이 적절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사제들의 사기진작과 사목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3. 성직자 지원 제도와 사제단의 친교와 형제애
성직자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사제단의 친교와 형제애 증진을 위해 사제단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1) 성직자 지원 시스템 마련: 교구에 사제들의 원의나 당면한 문제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영성적, 심리적,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여 당면한 현실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며, 때로는 적절한 의료, 법률, 경제적 지원책을 제공할 수 있는 성직자 지원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총대리(혹은 보좌주교) 혹은 교구장의 위임을 받은 교구장대리가 중심이 되는 ‘성직자위원회’가 구성될 필요가 있을 것이며, 성직자 신상에 관한 제반 문서나 정보들을 관리하며 성직자들에게 다양한 피정과 영신수련에 관한 정보와 도움을 제공하는 ‘성직자실’과 같은 부서의 설치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특별한 문제에 있어선 선후배 사제들 간 혹은 전문적인 식견과 자격을 갖춘 이들을 통한 멘토링을 활용하는 것을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 사제들의 특수한 소명 개발을 위한 양성과 평생교육 및 안식년제도: 교회 발전과 복음화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에 투신할 특별한 소명을 개발하고 장기적 계획에 따른 필요한 자원 양성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또한 사제 개인이 교구의 목표와 전망에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소질을 계발하기를 원할 경우 유학이나 연수의 기회를 적절히 제공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서품 후 보좌신부 기간 동안의 사목연수와 10~15년차 사제들에 대한 중견사제 연수 과정을 안식년과 연계하여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방법적으로는 서품 10년~15년 전후에 해당하는 신부들을 ‘중견사제 연수’로 발령하여 6개월은 공동생활 및 연수로 사제 재교육의 기회로 삼고, 6개월은 안식년을 가짐으로써 사제직 재충전의 기회로 삼도록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견사제 연수와 안식년을 가진 지 10년이 경과한 사제는 원의에 따라 또다시 안식년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사제단의 친교와 형제애 증진: “사제는 형제적 사랑으로 동료를 친절히 대접하고, 물질적으로 도와주며 재산을 나누어 가지고 특히 병든 동료, 고민하는 동료, 과로하는 동료, 고독한 동료, 조국에서 추방당한 동료, 박해받는 동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 8) 사제는 사제단을 떠나 혼자 고립된 존재로 살 수 없으며, 사제단은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 각각의 사제들을 형제애로써 품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사제들이 친교와 형제애로 서로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참다운 사제단을 형성하기 위해 적절한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교구장을 위시한 사제단 모두의 의무인 것입니다.
맺음말
54. ‘복음화’는 복음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인간과 세상을 변혁시켜야 할 교회의 사명과 활동 전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음화’는 복음을 비신자들에게 선포하고 교리를 가르쳐 세례를 베푸는 일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 진리를 생활화하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회개와 쇄신을 통한 교회의 ‘자기복음화’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표명하고(『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 5) 각급의 시노드가 재확인한 바이지만, 교회가 세상을 진정으로 복음화하려면 끊임없는 회개와 쇄신을 통해 먼저 스스로를 복음화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복음화’는 교회가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의식 속에서 ‘시대의 징표’들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새롭게 체험함으로써 새로운 열의,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으로 복음과 일상생활 사이에 새로운 창조적 통합이 일어나도록 이끄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55. 이 교서에 제시된 내용은 바로 이러한 ‘새로운 복음화’에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에, 비록 이 시대와 교회가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다 담을 수는 없었다 하더라도 이 시대를 사목해야 할 우리 교구의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계속하여 급변할 시대적 상황들을 대비하여 고정되지 않고 열려 있는 로드맵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중요한 것은 이번 제2차 교구 시노드가 일회적인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그 후속 실행과정을 점검하면서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일입니다. 그리고 제1차 시노드에서 제2차 시노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던 만큼 그 다음 시노드도 언제든 개최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56.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자의교서 『믿음의 문』을 통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이 되는 올해 10월 11일부터 내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신앙의 해’를 뜻있게 지내고 신앙 선조들이 물려준 신앙의 유산을 성실히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잘 물려줄 수 있으려면, 특별히 이번 제2차 교구 시노드의 결과물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새 시대, 새 복음화’는 이러한 우리의 노력과 주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윤일 요한과 한국의 모든 성인 성녀님,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2년10월 28일
제2차 교구 시노드를 폐막하면서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 환 길(타대오)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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